소년 찰스의 꿈

 

어느 작은 마을의 가장 끝자락에, 낡고 허름한 농장이 하나 있었다. 그 농장은 소년 찰스가 자란 곳이었다. 찰스는 늘 자신의 작은 방 창문을 통해 끝없이 펼쳐진 푸른 들판을 바라보며 꿈을 꾸었다. 그는 그 푸른 들판을 넘어서는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항상 궁금했다.

농장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로 가득했다. 새벽이면 닭이 울고, 소들이 울타리 옆에서 기다렸다. 찰스의 하루는 항상 같은 순서로 흘러갔다. 닭장 청소, 소 먹이 주기, 그리고 들판에서 나무를 자르고 옮기는 일. 그러나 찰스의 머릿속은 그 평범한 일상과는 달랐다. 그는 가끔씩 손에 쥔 도끼를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 가지 생각에 잠겼다. “저 멀리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찰스의 유일한 낙은 밤마다 읽는 책이었다. 농장의 헛간 한 구석에는 낡은 책 더미가 쌓여 있었다. 그 책들은 오래전 그의 아버지가 이웃 마을에서 구해온 것들이었다. 찰스는 그 책들을 읽으며 세상의 여러 이야기를 접했다. 그는 용감한 기사들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좋아했고,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될 거야.” 찰스는 작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커다란 여행단이 도착했다. 그들은 대륙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이었다. 찰스는 여행단의 선두에 선 남자를 우연히 만났다. 그는 화려한 망토를 두른 채 찰스의 농장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찰스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저도 여행단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찰스의 말에 남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넌 아직 어리지만, 꿈을 품은 눈빛이 있군. 그러니 네가 정말로 가고 싶다면 내일 아침 이곳으로 오거라.”

찰스는 밤새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작고 허름한 방에서 손가방을 꾸렸다. 오래된 책 한 권, 소중히 간직해 온 나무조각, 그리고 어머니가 만들어준 작은 빵 몇 개를 챙겼다. 아침이 되자 찰스는 농장을 떠났다. 그의 가슴은 설렘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행단과 함께한 첫날, 찰스는 눈을 뗄 수 없었다. 마차가 지나가는 길에는 평생 처음 보는 풍경들이 펼쳐졌다. 높은 산맥, 푸른 강, 그리고 자신이 전혀 알지 못했던 마을 사람들의 얼굴. 상인들은 찰스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 중에는 신비로운 보물을 찾기 위해 바다를 건넜던 이도 있었고, 거대한 도시의 왕과 거래를 했던 이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찰스는 점점 여행단의 중요한 일원이 되어 갔다. 그는 물건을 나르기도 하고, 마차의 수레바퀴를 고치기도 했다. 그의 손은 점점 거칠어졌지만, 그의 마음은 매일 새로워졌다. 찰스는 자신의 꿈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몇 년 후, 찰스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여행단의 리더로 성장해 있었다. 찰스는 자신이 떠나온 농장을 종종 떠올리며 생각했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않아야 해.” 그는 자신이 자란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빈손이 아니었다. 찰스는 자신이 경험한 모든 세상과 그곳에서 얻은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가 농장으로 돌아온 날, 찰스는 여전히 낡고 허름한 방에 남아 있던 자신의 책 더미를 보며 미소 지었다. “이 모든 것이 여기에서 시작되었지.”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사랑했던 책들처럼, 누군가의 꿈을 깨우는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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